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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예술지구 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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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아티스트들의 소통 창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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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 공장에서 예술지구로 재탄생한 다산쯔 798 예술구, 가오슝 최초의 기차역을 품은 보얼 예술 특구, 기원전 3000년 부터 현대미술까지 2만 점 이상의 작품을 소장한 댈러스 예술 특구, 그리고 노동과 사회 문제를 작가의 눈으로 재해석해 시민과 예술적 교감을 나누는 인천아트플랫폼까지, 지금 가장 주목받고 있는 세계의 예술지구를 모았다.

 

 

1. Australia Melbourne

호주 예술·문화의 수도, 멜버른 예술 지구 Melbourne Art distri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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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시사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멜버른. 무려 6년 연속 1위를 차지했을 만큼 여행자를 설레게 하는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넘친다. 특히 멜버른은 '사우스 뱅크'를 중심으로 예술 특성화 지구를 운영하는 것은 물론, 여러 예술가와 실험적인 프로젝트를 진행해 호주 예술·문화의 수도로 불린다. 유유히 흐르는 야라 강을 경계로 남쪽에 위치한 사우스 뱅크는 멜버른 예술 지구의 시작점. 세인트 킬다 로드(St Kilda Road)와 스터트 스트리트(Sturt Street)를 중심으로 7개의 예술 센터와 갤러리가 자리 잡고 있다. 그중 가장 예술적 감성을 불러일으키는 곳은 '아트센터 멜버른(Art Center Melbourne)'. 에펠 탑을 연상시키는 철탑(115m)이 플린더스 스트리트 역 뒤편에서 무게중심을 잡고 있다. 아트센터 멜버른은 1982년 개관한 해머 홀과 1984년에 문을 연 시어터 빌딩, 시드니 마이어 원형 음악당으로 있다. 해머 홀에선 호주 챔벌 오케스트라와 멜버른 심포니 오케스트라 등 클래식 음악 공연을, 시어터 빌딩에선 발레, 서커스, 코미디, 댄스, 포럼, 토크쇼, 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의 무대를 선보인다.

아트센터에서 세인트 킬다 로드를 따라 도보로 2~3분 거리에 위치한 빅토리아 국립 미술관(National Gallery Victoria International)은 호주에서 가장 오래된 미술관답게 웅장한 비주얼로 두 눈을 압도한다. 국내외 유명 화가들의 작품은 물론, 다양한 장르의 예술(패션, 디자인, 댄스, 음악 등)을 미술과 접목한 전시로 유명하다. 빅토리아 국립 미술관이 클래식한 예술을 대표한다면, '호주 현대 아트센터(ACCA, Australian Center for Contempoary Art)'는 상상을 초월한 예술의 현 주소를 드러낸다. 색다른 접근 방식과 오감을 자극하는 설치 예술, 조각품, 공예품 등이 도전적인 오라를 뿜어내는 것. 국립 미술관에서 가까워 함께 돌아보기도 좋다. 호주도 유럽 못지않게 '광장 문화'가 발달했다. 야라 강 근처 '페더레이션 스퀘어(Federation Square)'는 오랜 세월 동안 멜버른 문화의 중심지이자 만남의 광장으로 이름이 높았다. 기하학적 문양의 포장도로와 기발한 건축양식은 이곳만의 아이덴티티. 강렬한 카리스마를 뽐내는 건물 안으로 들어서면 2개의 국립 갤러리와 디지털 아트 박물관 (ACMI, The Australian Center for the Moving Image),원형 경기장 등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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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hina Beijing

중국 역사와 예술의 기록, 다산쯔 798 예술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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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예술계에 새바람을 일으킨 중국 현대미술의 산실, 다산쯔 798예술구. 냉전시대 군수공장이 자리했던 베이징 시 다산쯔 지역은 종전 후 모든 건물이 빈 채로 방치됐다, 2002년 공장 지대의 소유주가 일부 공간을 싼 임대료에 내놓으면서 예술가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그중 가장 선구적 인물은 미국인 로버트 버넬(Robert Bernell). 중국 현대미술을 세계에 알리는 데 앞장선 그는 2002년 최초로 이곳에 입주했다. 2006년 중국 정부는 ‘제11차 경제사회발전계획’에 따라 성장의 질적인 면을 중시하면서, 방치했던 ‘惞예술구’를 ‘문화창의산업특구’로 공식 지정했다.

든든한 지원군을 얻은 다산쯔의 예술은 다산쯔 국제예술제(DIAF), 798비엔날레, 베이징 올림픽(2008년) 등 여러 국제 행사를 거치며 글로벌 예술 지구로 자리매김했다. 매년 수많은 여행자가 찾는 다산쯔의 매력은 ‘시간을 초월한 과거와 오늘의 만남’에 있다. ‘惞’이란 이름도 과거 공장의 일련번호에서 따온 것. 지금도 갤러리 사이사이 작은 공장들이 남아 있고, 전시실 내에선 지난 흔적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무기공장에서 예술구로 진화한 드라마틱한 역사는 시엔 샤오민 감독의 다큐멘터리 [798]로 제작돼 매년 부산국제영화제에 소개되기도 했다. ‘다산쯔 798 예술구’에선 각각 독립된 갤러리를 대부분 무료로 돌아볼 수 있다. 이곳의 예술을 대중적으로 알리고 싶은 마음에서다. 갤러리에선 전시 관람뿐 아니라 다양한 수공예품이나 흑백 엽서, 인테리어 소품 등도 구매할 수 있다. 예술 서점을 비롯해 아틀리에, 카페, 레스토랑 등도 가득하니 잠시 쉬어가도 좋다. 특히 카페에선 종종 라이브 연주가 펼쳐져 감성 충만한 하루를 보낼 수 있다. 


3. Taiwan Gaoshung
지난날의 영광을 재현한 문화·예술, 보얼 예술 특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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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완 남부의 항구도시 가오슝은 산업 유산을 문화적으로 재해석해 큰 성공을 거뒀다. 옌청 관광 부두 옆에 위치한 ‘보얼 예술 특구(駁二藝術特區, THE PIER-2 ART CENTER)’가 바로 그것. 일제강점기 펑라이 상업항이 건립되면서 조선소와 창고지는 물론 수십여 동의 물류 창고가 생겨났다. 하지만 도시가 쇠락할수록 창고는 비어갔고 세인의 관심에서도 멀어졌다. 지난 2000년 가오슝 시가 물류창고 단지에 다시 주목하면서 이곳을 문화 특구로 지정하고, 기업 소유의 창고를 직접 임대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예술가들은 창고를 빌려 창작과 공유 작업을 펼치며 다른 예술가들도 끌어 모았다. 마침내 2006년 가오슝 시가 ‘보얼 특구 운영센터’를 만들고 임대 창고를 늘리면서 대대적으로 예술 특구 조성에 나섰다.

2016년 완성된 ‘보얼 예술 특구’엔 25개의 문화 창고가 들어섰다. 크게 세 구역으로 조성됐는데, 가장 먼저 모습을 갖춘 곳이 다용 창고지(大勇倉庫群, DAYOUNG WAREHOUSE). 세 구역 중 최근에 조성된 것이 다이 창고지(大義倉庫群, DAYI WAREHOUSE)다. 여러 문화 창고엔 예술가들의 창작 공간과 작가들이 직접 운영하는 공방이 대거 들어섰다. 포스트모더니즘의 색채가 짙은 예술이 주를 이루는데 실생활을 접목한 작품도 눈에 띈다. 레지던시 공간은 대부분 외국 작가를 입주시켜 현지 예술가와의 교류는 물론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하니, 이곳도 주목해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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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Korea Incheon
근대와 현대가 예술적으로 만난 교차점, 인천아트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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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항기부터 지금까지 국제 물류의 거점으로 새로운 문화와 예술을 꽃피워온 인천. ‘인천 아트 플랫폼(구 중구 미술문화 공간)’은 대한민국 예술계를 이끌 작가들의 거점으로 거듭나고 있다. 인천광역시는 2006년 중구 해안동의 구 일본우선주식회사(등록문화재 제248호)와 근대 개항기 건물, 1930~40년대에 건설된 건축물을 매입해 구도심 재생 사업을 시행했다. 110년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문화예술의 새 숨을 불어넣은 것. 대대적으로 건물을 리모델링해 창작 스튜디오, 공방, 자료관, 교육관, 전시장, 공연장 등 총 13개 동을 조성했다. 인천아트플랫폼은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이 거주하는 예술 창작 공간이자 시민들에게 활짝 열린 복합 문화예술 공간.

특히 예술가들의 작품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작업실, 공연장, 전시장, 세미나실 등을 제공하는 아트 레지던시로 쓰인다. 국내뿐 아니라 외국 작가들도 짧게는 한 달, 길게는 석 달간 이곳에 머무르며, 여러 작가와 함께 작업하고 창작의 영감을 얻어간다. 인천아트플랫폼의 특징은 풍부한 예술적 기법을 동원해 노동과 사회문제, 한국인의 일상을 재해석하는 메시지를 건네는 것. 분기별로 다양한 프로그램(시민 참여형 전시, 공연, 대안 예술)과 오픈 스튜디오(작가의 작업실을 1년에 한 번 3일간 개방하는 것)를 기획해 시민들과의 끊임없는 소통을 꾀한다. 향후 개항장 일대는 인천아트플랫폼을 중심으로 거대한 스트리트 뮤지엄으로 확장될 계획. 과거의 역사가 예술적으로 어떻게 진화해나갈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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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Hongkong
새로운 아트 밸리의 태동을 만나다, 포호 & 홍콩 서구룡 문화 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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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호가 관광객으로 북새통을 이루면서 주변 거리들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포힝퐁 거리를 중심으로 펼쳐진 ‘포호’가 그 주인공. 특히 소호와 포호 사이에 자리한 피엠큐는 2013년 개최된 ‘아트 바젤 홍콩’의 아티스트들이 이곳에 작업실을 열기 시작, 3~4년 사이 130개가 넘는 디자인 숍이 들어서 문화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숍 외에도 15개의 팝업 전시 공간이 마련돼 현지 아티스트의 다양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손끝의 예술성이 느껴지는 도자기 디자인 숍 ‘Flow+ Living’, 인더스트리 디자인 제품만을 전문적으로 제작하는 ‘Pomch’, 숙련된 장인들의 제품을 취급하는 비영리 숍 ‘See Through Craftsman’등이 대표적이다.

홍콩 예술의 정수를 만나고 싶다면 ‘서구룡 문화 지구(West Kowloon Cultural District)’를 기대해보자. 서구룡 문화 지구는 2026년 완료를 목표로 홍콩 정부가 15년째 추진 중인 대규모 예술 프로젝트. 계획 부지는 구룡(九龍) 지역의 서쪽 바닷가에 인접한 땅으로, 얼마 전까지 공원으로 쓰이거나 일부는 방치됐었다. 이 23만㎡의 대규모 부지를 문화예술 특별 지구로 지정해 다양한 전시·공연·교육 공간과 공공 녹지 공원으로 조성하는 것이 계획. 서구룡 문화 지구의 여러 시설 중 ‘M+미술관’이 가장 큰 관심을 모은다. 홍콩, 중국 등 아시아의 현대미술을 전시할 예정으로 뉴욕 현대미술관(MoMA)과 비슷한 규모. 2019년 건물을 완공할 계획이다. 런던 테이트모던의 디렉터 출신인 랄스 니티브(Lars Nittve)가 M+미술관의 디렉터로 임명돼 소규모 전시와 워크숍 등의 활동을 이미 시작했으며, 미국 뉴욕현대미술관 큐레이터로 활동한 정도련이 현재 M+(엠플러스) 부관장으로 활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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