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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참견錄-모래 아이스크림

부산, 고은사진미술관

2017-03-04 ~ 2017-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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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은사진미술관은 개관 10주년을 맞아 시작의 순간을 돌아보면서 또 하나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시작과 시작” 프로젝트를 2017년과 2018에 걸쳐 진행한다. 이것은 고은사진미술관의 지난 10년을 돌아보는 동시에 그 동안의 한국사진을 미술관의 관점에서 점검하면서 새로운 미래의 비전을 제시하는 통합 프로젝트이다. 이 프로젝트의 첫 전시인 고은사진미술관 연례 기획 〈부산 참견錄 2017〉은 핵 문제와 일상 속의 은폐된 불안에 천착해온 사진가 정주하의 작업을 소개한다. 〈부산 참견錄〉은 매년 한국의 중견사진가들 중 한 명을 선정하여 부산의 역사성과 지역성을 자신만의 독창적인 시각으로 기록하도록 지원하고, 그 결과물을 전시로 선보이는 10년 장기 프로젝트이다. 2013년 강홍구와 2014년 최광호, 2015년 이갑철 그리고 2016년 강용석에 이어 다섯 번째로 선정된 정주하는 해운대와 고리 원자력 발전소를 넘나들며 그 사이에 위치한 기장군의 풍경과 일상까지 고스란히 담아냈다. 

 

고은사진미술관이 지난 10년간의 축적된 역사를 바탕으로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것처럼 정주하 역시 이번 전시를 통해 기존 작업의 연장선상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도한다. 해운대와 고리 원자력 발전소가 있는 기장을 중심으로 그가 바라보는 부산은 “모래 아이스크림”이라는 어울리지 않는 두 단어의 조합처럼 이중적이다. 한국 최고의 관광지이자 수많은 사람이 모이는 화려한 해운대와 원자력 발전소와 기장의 무심한 풍경, 핵에너지의 효율성과 위험성, 사소한 일상과 그 속에서 만들어지는 삶의 역사, 이 모든 것이 부산의 일부이자 부산의 이면이다. 그는 부산이라는 보이는 현상 너머 혹은 아직 드러나지 않은 어떠한 징조를 사진으로 펼쳐 보이고자 한다. 해운대의 양면성, 눈에 보이지 않는 미묘한 불안과 막연한 징조를 어떻게 보여준다는 것인가? 정주하가 바라본 부산의 모습은 작가 개인의 시선을 넘어 보편적인 물음으로 향한다. 

 

정주하는 보이지 않는 그러나 우리의 일상 속에 이미 잠재된 불안을 드러내는 방식으로 다양한 형식과 포맷을 선택했다. 기이한 풍경과 그 주변의 일상을 통해 그가 주시하는 것은 “허망한 아이러니”이다. 전시는 원자력 발전소 주변의 즐거운 일상과 아이러니가 만들어낼 징후, 해운대의 이중성 그리고 고리와 해운대 사이에 위치한 기장군의 어색한 풍경을 보여주는 네 개의 형식으로 구성된다. 임랑 해수욕장과 원자력 발전소 주변의 해안가 풍경을 밝은 톤으로 담아낸 “불안, 불-안 Ⅱ”, 건물과 대상을 왜곡시킨 파노라마 사진으로 불안의 징조를 시각화한 “소금춤”, 장노출로 사라짐을 표현한 “바람 아래 물”, 그리고 그 사이의 기장 읍내의 사람들과 풍경을 포착한 “기이한 場”이 바로 그것이다. 

 

사진의 표상과 소통은 어떻게 가능한가? 정주하의 이번 도전이 의미 있는 것은 사진의 한계와 가능성을 끌어안으면서도 사진으로 표현 가능한 순간을 포착하고 장면을 만들어내고자 했다는 데 있다. 그가 스스로 밝히고 있듯이 정주하의 작업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답은 아니다. 그러나 그의 작업은 우리로 하여금 드러난 현상 이면의 현실을 돌아보게 만들고, 그 속에 숨은 불안의 징조가 얼마나 우리 가까이에 있는지를 상상하게 만든다. 사소하고 보잘것없어 보이는 일상에서 역사는 축적되고 새로이 만들어진다. 그리고 그의 작업 역시 자신이 출발했던 시작점에서 다시 시작한다. “시작과 시작”. 


부산은 한국의 격동기를 온몸으로 겪어낸 도시이다. 그리고 가장 먼저 사진을 받아들인 곳이자 세계로 열려있는 관문으로서 다양한 문화가 어우러진 다채롭고 활기찬 도시이다. 고은사진미술관의 연례 기획 〈부산 참견錄〉을 통해 한국 중견사진가들이 찾아낸 다양한 부산의 모습은 단순한 기록을 넘어 한국 사진계의 성과로 남을 것이며, 또한 부산 지역의 역사적 문화적 스펙트럼을 확장하는 데 기여하게 될 것이다. - 고은사진미술관



전시작품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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